뉴질랜드 한국 조기유학생, 코로나 국경통제로 학교도 못 가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 조기 유학 중인 한국의 여섯 살짜리 어린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뉴질랜드의 출입국 통제 때문에 두 달 가까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뉴질랜드에서 10세 이하 어린이가 유학하려면 부모 중 한 명이나 법률적 후견인의 보호 아래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금지되면서 부모가 뉴질랜드에 들어올 수도 없고 법률적 후견인도 없기 때문이다.
강도욱 군
강도욱 군
[출처: RNZ]
22일 라디오뉴질랜드(RNZ) 방송 등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강도욱(6) 군은 뉴질랜드에서 공부하기 위해 올해 초 편부모인 아빠와 함께 입국했다.
아빠 강태운 씨는 "누나 가족이 뉴질랜드에 2년 넘게 살고 있다. 도욱에게 좋은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유학 이유를 밝혔다.
도욱 군은 1월 말부터 오클랜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강 씨가 코로나19로 뉴질랜드에 전국 봉쇄령이 내려져 있을 때 한국에서 하는 사업 때문에 도욱 군을 누나에게 맡기고 귀국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뉴질랜드가 외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하면서 한국에 갔던 강 씨가 뉴질랜드로 들어올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모도 없고 법률적 후견인도 없는 도욱 군은 두 달 가까이 학교에도 못 가고 있다.
강 씨는 "내가 한국에 왔다가 발이 묶여 사실상 뉴질랜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쳤다는 사실을 학교 측이 알고 아들을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군과 아버지 강태운 씨
강 군과 아버지 강태운 씨
[출처: RNZ]
지난 5월 강 씨의 요청을 받고 한인 멜리사 리 의원도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의원은 크리스 힙킨스 교육부 장관이 개입해야 할 것이라며 "도욱 군은 학교에 가야 한다. 출입국 문제, 비자 문제 등은 그다음에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나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비인도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힙킨스 장관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는 "10세 이하 유학생은 뉴질랜드 내 학교에 유학생으로 등록하려면 뉴질랜드에서 그를 돌볼 부모 중 한 명이나 법률적 보호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그것은 유학생 생활 보장 규정의 요구 조건인 만큼 규정을 저버리는 식으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힙킨스 장관은 학교에서 도욱 군에게 학습 자료를 주었으니까 집에서 공부할 수도 있다며 "실망스러운 상황이라는 건 안다. 그러나 법은 좋은 이유로 있는 것으로 어린이들이 취약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입국이 금지되는 동안 가족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법률적 보호자를 지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족은 마지막 방법으로 그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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