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좁은 수조에 갇혀 죽거나 미치거나…계속되는 흰돌고래의 비극

서울=연합뉴스) 하얀 몸과 동그란 이마. 미소짓는 듯 귀여운 얼굴을 가진 동물, 벨루가(흰돌고래).
물에 빠뜨린 휴대폰을 찾아 주인에게 돌려줄 정도로 벨루가는 지능이 높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며 한편으로는 사람에게 잘 길들여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지능 때문에 벨루가가 고통받고 있다?
"똑똑해서 길들이기 쉽다"
각국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등에서 벨루가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벨루가를 마스코트로 내세운 국내 대형 아쿠아리움들.
한 시설에서는 벨루가를 타고 노는 프로그램까지 운영 중이다.
그런데 2016년,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있던 벨루가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패혈증으로 폐사했다.
지난해에는 남은 두 마리 중 한 마리 벨루가가 또 죽었다.
살아남은 벨루가는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월드 측은 방류를 위한 기술위원회를 발족했다.
최대 몸길이 4.5m, 몸무게 1.5t에 달하는 벨루가.
자연에서는 북극해와 베링해, 캐나다 북부 해역, 그린란드 주변을 회유하며 살만큼 활동반경이 넓은 동물이다.
본성을 거스르는 좁은 수조는 벨루가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동물단체는 주장한다.
지난 20일 여수 아쿠아플라넷의 벨루가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또다시 폐사하면서 동물단체들은 해양수산부 등에 살아남은 벨루가들의 자연 방류 계획을 즉각 마련하라고 요구 중이다.
벨루가 등 고래류의 포획과 인공사육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국제사회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래 방류 청원을 공유해 유명해진 러시아의 '고래 감옥'.
러시아는 결국 해양 공원이나 수족관 판매 목적으로 해상 가두리에 가둬놨던 고래들을 방류했다.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 아쿠아리움도 당국의 고래류 사육금지법에 합의했다.
해양환경단체인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에 사육 중인 고래류는 31마리다.
이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성은 기자 김지원 작가 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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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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